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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치유의 연극' -이미은- 20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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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2-13 18:06 조회9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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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극’으로 일탈 청소년 위로하는 연극인 이미은씨
‘종로고양이’·‘이웃집 쌀통’ 등 다양한 무대 오른 베테랑
청소년에 연극 가르치며 심리학·예술치료 분야에 관심
“심리극은 관객이 직접 참여해 자신의 갈등 해결하는 장르”
매년 새 작품 기획…“관객이 닫힌 마음 열 때 보람 느껴”

미으니
극단 온누리 단원 이미은씨는 심리극 제작에 관심이 많다. 1일 예술극장 온에서
 만난 그는 “연극의 치유성으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할 수 있는 연극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극단 온누리 제공


다른 사람들보다 전대미문의 길을 먼저 걷는 이들이 있다. 혹자는 이들을 두고
 ‘선구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고, ‘개척자’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가지 않는 길을 먼저 걷는 사람, 이들의 선도적 행동으로 역사는 발전하고 진보한다.

연극인 이미은(여·38·극단 온누리 단원)도 그렇다. 그는 대구지역에선 아직까지도 다소 생소한 ‘심리극’이라는 새로운 극 장르를 개척하고 고집하고 있다.
지난 1일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예술극장 온에서 만난 이씨는 “우리 사회에서 소위 ‘문제아’라고 일컬어지는 청소년들을 가르치면서 연극의 치유성을
처음 알게 되고 깨닫게 됐다. 심리극은 누구나 갖고 있는 지난 날의
불편한 기억과 갈등을 연극을 통해 표현함으로써 마음의 변화를 이끄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한 종류로 이해하면 된다”며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감정의 정화를 경험하던 일반 공연과는 달리 관객들의 참여로 이뤄지고,
이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아픔을 씻어낸다는 점에서 일반적 연극과
차별성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리극은 약하고 여려 과거에는 표현하지 못했던 것이나 할 수 없었던 것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무대에서 관객들
스스로 보여줌으로써 마음의 갈등을 풀게 하는 매개체”라며 “배우와 관객
모두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매력적 장르”라고 덧붙였다.



◇“연극이 그냥 좋아서…”

이씨가 연극과 인연을 맺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무작정 극단 온누리를 찾아 연극을 하고 싶다고 이야길 했어요. 비록 어렸지만 연극 안에서 행복해 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연극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학생은 단원으로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있다는 극단 온누리의 당시 방침에 그는 수능을 친 뒤 19살에 정식으로 극단에 들어간다. 연극을 하고 싶게 된 이유를
묻는 선배들의 질문에 다른 친구들은 “무대 위에서 새로운 인생과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잖아요” 등의 원론적이고 ‘FM적 정답’을
이야기 했지만 이씨의 답은 달랐다. “(연극이) 그냥 좋아서요.”
이 답변에 한 선배는 화답했다. “아, 그냥 연극 쪽으로 피가 끌리는거지?”

그렇게 시작된 연극과의 만 남 이었다. 연극을 하려면 인간에 대해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대학 전공도 심리학을 선택했다. 2002~2003년 청소년들에게
연극을 가르치면서 ‘연극이 인간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겠구나’라고 깨닫게 됐고, 이를 계기로 연극치료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이씨는 2007년 원광대학교 동서보완의학대학원 예술치료 석사 과정을 밟은 뒤 본격적인 심리극 기획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2012년 6월 연극적 매소드를
이용한 심리극 ‘나를 또다시 외치다’(나또외)를 기획해 무대에 올리면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심리극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심리극이란 생소한 장르였지만 나또외의 반향은 컸다. 관객들의 참여로 모두가 주인공이고 각자의 스토리가 있는 공연이기에 연극이 가진 유희성과
즉흥성, 여기에 치유성을 모두 담아낼 수 있었다.

“아픔과 갈등 등 내적 트라우마를 가진 개개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관객들이 처음에는 무대에 선다는 것에
다소 머뭇거렸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닫힌 마음의 문을 점차 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하는 기회를 주는 특별한 공연’
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연극 보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심리극 기획 외에도 이씨는 다수의 연극에 출연하고 작품을 연출했다.
19살 때인 1997년 단종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태’를 시작으로 ‘종로고양이’,
 ‘TV동화 행복한 세상’, ‘피박’, ‘유리가면’, ‘기념일’, ‘이웃집 쌀통’,
뮤지컬 ‘돈키호테’ 등에 얼굴을 내비쳤다. 특히 지난해 공연된
이웃집 쌀통에서는 ‘영실네’ 역을 맡아 인상적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출과 제작·기획 등에 참여한 작품으로는 ‘흉가에 볕들어라’, ‘피고 지고’,
‘경숙이, 경숙아버지’, ‘김치국씨 환장하다’, ‘귀신통 납시오’, ‘흉터’,
‘잘자요, 엄마’, ‘아들은 엄마의 나이를 모른다’ 등이 있다.

그는 배우 이미은, 혹은 연출가 이미은 등의 틀 안에 자신을 가두길 거부했다. 배우이든, 연출가이든, 제작자이든, 스텝이든 모든 영역을 떠나
‘연극하는 사람 이미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이씨는 올해 연극 치료에 관한 공부를 이어가는 한편 다양한 종류의
심리극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그는 또 “배우와 관객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연극을 만들어가고 그 안에서 각자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는 치유의 연극을 만들고 싶어요.
배우와 관객,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드는 힐링의 연극이 아프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숲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래요.”

연극인 이미은에게 연극은 결국 ‘행복의 도구’였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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